전국의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23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응답자의 30.1%가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고 한다. 대통령의 친인척과 정치인들이 이익 앞에 떳떳하지 못하고, 고위공직자의 개인 투자나 자녀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 등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고 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가치가 상실되는 시대가 되었다며 사회 지도층이 공동체의 의로움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늘은 대학교수들이 꼽은 견리망의(見利忘義)의 의미와 유래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의미
견리망의(見 : 볼 견, 利 : 이로울 리, 忘 : 잊을 망, 義 : 옳을 의) : 이로움을 보자 옳음(의로움)을 잊는다. 눈앞의 이익을 생각해 보다 큰 가치인 의로움을 저버린다는 의미이다.
▣유래
전국시대 송나라 출신 장자(莊子)의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장자가 하루는 조릉의 울타리 안을 산책하고 있을 때 까치 한 마리를 보았다. 그런데 이 새가 움직임이 없어 기이하게 여겨 그 새를 잡아볼 생각에 조심스럽게 가까이 가서 살펴 보았다. 이 까치는 사마귀를 잡으려 노리고 있었다. 한데 이 사마귀는 시원한 그늘에서 앉아 있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다. 이를 본 장자는 한 가지 깨닫는 것이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눈앞의 이익에 마음을 빼았겨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 물(物)이란 본시 이처럼 서로 해를 끼치는 관계로구나. 이욕(利慾)에 빠진 두 가지 다른 종류는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조릉의 울타리를 벗어나는데 산지기가 쫓아와서 장자를 호되게 꾸짖었다. 산지기는 장자를 서리꾼으로 오인하여 호된 질책을 받았다. 이에 장자는 돌아와서 사흘 동안 기분 나빠하며 괴로워했다.
이를 본 장자의 제자가 괴로워하는 영문을 묻자 장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바깥의 형체에 정신을 빼았겨 자신을 잊어버리고 탁한 물만 보다가 맑은 연못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지금 나는 금법을 어기고 조릉 울타리 안에 들어가 그늘 속의 매미처럼, 사마귀처럼, 까치처럼 자신의 본래 모습을 잊고 있었고 결국 산지기는 나를 밤을 훔친 도둑처럼 호된 꾸짖음을 받아 이렇게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다."
▣정리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먼저 생각하라'는 견리사의(見利思義)와 대응되는 고사성어이다.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정치란 본래 국민을 '바르게 다스려 이끈다'는 뜻인데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 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추천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출세와 권력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 자기편에 이로운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한 경우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잖이 거론된다"고 지적했다.
어느 정권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없지 않을 것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외면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쉽지는 않다. 하지만 정치인들, 공직자들은 대의를 위해 애쓰기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현재의 그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닌가. 국민 앞에, 지역의 주민들 앞에서 그렇게 자신을 떳떳하다며 큰 뜻을 펼칠 기회를 달라고 하던 사람들!!!
당신들은 견리사의(見利思義)를 하고 계십니까?
견리망의(見利忘義)를 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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